Jeong Eun Ju 정은주

2022. 05. 03 – 05. 28

을갤러리는 올해 두번째 기획전시로 작가 정은주의 회화를 선보인다.

 

정은주의 회화는 캔버스 화면을 색채로 물들이는 한편 사각형의 프레임 한끝에서 다른 한끝까지 밀고 나간, 수평의 붓질로 마감된 형국을 연출한다. 이는 아크릴 물감의 습성에 의해 캔버스 천이 마치 화선지처럼 적셔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또한 물감의 얼굴, 붓질, 몇 겹의 색채들로 그림이 진행되어나간 모든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시간의 흐름 역시 보게 한다.

 

수묵화처럼 아크릴물감을 다루는 그의 작업은 습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습성, 물기 어린 분위기가 정은주 그림의 한 특질이다. 번지고 스치는 선은 사라짐(부재)과 나타남(존재) 사이에서 놀이한다. 이 과정에서 선의 시간성이 나타나며 물감이 번지고 스며드는 생애가 각인된다.

 

이번 전시는 보는 이의 시선과 마음을 빨아들이며 무한한 공간을 펼쳐낼 것이다. 그것은 보는 이의 시선과 마음, 정신의 개입을 허용하는 틈이자 화면이 지닌 평면성의 한계를 부단히 지워나가는 역설의 감행을 목도하게 되는 일 일 것이다.